<키스해링: 모두를 위한 예술을 꿈꾸다>
written by ⓒimda_young 2019
스터디 파랑의 첫 필드트립은 DDP에서 진행하고 있는 <키스해링: 모두를 위한 예술을 꿈꾸다> 전시! 수업을 마치고 지호, 민지와 함께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으로 향했다. 사실 디뮤지엄 전시를 볼까 했으나, 포토존으로 가득하다는 후기를 듣고 민선이가 표를 사두었다던 이 전시를 보러왔다.
*티켓은 티몬에서 50%에 구입이 가능한데, 이 방법이 가장 저렴하다. 전시가 17일에 종료되기에 굿바이 할인이 적용되는 듯하다!
수많은 작품들(약 160점 정도)이 있어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지가 궁금했는데, 군데군데 벽에 키스 해링의 명언들이 장식(?)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느 미술관이나 작가의 명언을 토대로 전시를 꾸려가는 듯한데, 이 전시는 유난히 많이 작가의 말을 인용해두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군데 흰색이 야광으로 보이도록 하는 섹션이 있었는데, 지난 2월 롯데뮤지엄에서 <케니샤프> 전시회를 볼 때 한 섹션에서 관객을 참여시켜 한 세계에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던 기억이 났다. 이곳에서는 작품의 캡션들조차 하얀색으로 되어 야광처럼 빛났다!
그의 작업과 인터뷰 영상들이 서너개 있었는데, 작업과정과 작가의 생각을 엿보게 해준다. 모두를 위한 예술을 꿈꾸다라는 제목이 정말 맞다. 한편 토테미즘이나 아프리카 원시 신앙에 영감을 받은 작품들, 아이들의 순수함에 영감을 받은 내용 등 미술사 수업에서 배운 예술가들의 영감의 원천이 1980년대 예술가에게도 영감으로 작용했다는 것에 반가운 마음도 들었다.
후반부의 한 섹션에서는 그의 블루프린트 작품들이 모여있는데, 작품들을 모두 올바르게 세워둔 게 아니라 비틀기도 하고 공중에 떠있는 것 같기도 한, 입체적이고 독특한 배치가 인상적이었다.
사실 전시를 보는 내내 모든 작품들의 온전한 의미를 파악할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해석의 자유를 토대로 관객들에게 영감을 얻고 다시 작업을 이어나가는 그의 모습을 본다면, 내가 어떠한 방식으로 해석을 하든지간에 그대로 의미가 생긴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어째서인지 올해 <이스트빌리지 뉴욕: 취약하고 극단적인>과 <케니샤프, 슈퍼팝 유니버스> 그리고 이번 전시까지 1980년대의 뉴욕을 주제로 한 전시들을 연달아서 보고있다. 억압받고 혼란스러운 사회에서 변화하려는 시도와 행동을 통해 이목을 끌고 스타가 된 이들이다. 이 전시들을 통해 지금 2019년 서울에 살고 있는 내가 어떤 변화를 시도하고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아직까지 나 자신의 무지와 지식의 부족함을 계속해서 느낀다. 얼마나 많은 내용을 머릿속에 채우고 겪어야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다행히도 이번 학기 전시기획 수업을 들으면서 전시기획 방법론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론적으로 접근해볼 예정인데, 벅찰 수도 있겠지만 또다른 관점에서의 전시 감상을 통해서 전시와 미술에 관한 내 시야를 넓혀보고 싶은 마음이다.
저녁을 먹으며 나눈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문화예술 역시 타인에게 나의 메세지를 전달하는 하나의 방식인 것이며 우리 모두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고 주고 받으며 살아간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영향을 주고 싶은 것인가? 문득 몇 년 전의 내가 부정했던,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겁이 난다는 사실은 어떤 일을 하든지 영향을 주고 받을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
자기 PR를 모두 하고나서 생각해보니 내 발표 자료에는 내가 지닌 가치관과 좌우명, 비전을 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no pain, no gain 이라는 슬로건이 내 고등학생 때의 좌우명이었는데, 이제는 딱히 그런 게 없다. 아직 나는 가치관을 새로 세우기 위해 고민중이다.
쓰다보니 몹시 장황해진 전시 리뷰... (머쓱) 좋지 않은 컨디션에 전혀 볼 계획조차 없었던 전시였음에도 집에 돌아와서 많은 생각과 글을 쏟았다. 함께 무언가를 보고 나누고 끊임없이 생각하는 중. 시작이 좋다!
'2 0 2 0 > imda_you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1127 공연 | 연극 <자전거도둑헬멧을쓴소년> (0) | 2019.12.01 |
---|---|
191001 공연 | 뮤지컬 <헤드윅> (0) | 2019.10.12 |
190919 전시 | BARBARA KRUGER: FOREVER (0) | 2019.09.22 |
190524 전시 | 삼성미술관 리움 상설전 (0) | 2019.05.27 |
190510 공연 | 뮤지컬 <빨래> (0) | 2019.05.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