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빨래>
뮤지컬 <빨래>에는 다양한 계층과 직업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모두 서울살이를 이어가며 각자의 힘듦을 극복해내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것 같다. 사실 뮤지컬이 처음 시작됐을 때, 서울과 그리 멀지 않은 지역에서 태어났을 때부터 살아온 내가 서울살이의 힘듦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되었다. 하지만 이들이 하는 자신의 이야기는 '서울살이'의 고충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고충들이었다. 특히 2막에서 나오는 '슬플 땐 빨래를 해'라는 넘버가 등장하는 장면이 가장 공감이 되었다. 나영이의 울음에 공감해주며 위로해주는 장면에서 나영이와 다른 상황에 놓여있는 나까지 위로받고, 힘을 얻음과 동시에 펑펑 울지 못하는 때가 많은 나도 울고 싶을 때 울 용기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뮤지컬 전체가 울음을 유발하는 장면들이 모여있었던 것은 아니다. 충분히 웃을 수 있었고, 다양한 좋은 넘버들로 가득 찬 장면도 많았다. 또, 최근 유행을 반영하여 장면이 수정된 것으로 추측되는 부분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컨텐츠를 보는 사람을 울리고야 말겠어!'라는 의지로 모든 장면을 이끌어가는 타 영화나 공연과는 달리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착실히 이끌어가며 감동과 즐거움을 모두 챙겼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위로가 필요할 때, 뮤지컬 <빨래>를 찾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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