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나의 영감님] Ep. 7 안녕, 영감님


작 : 파랑


 

7장

 

 

S#.19 회사 (오후 / 안)

 

열심히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는 다은의 뒷모습 너머로 노트북 화면이 보인다. 화면에는 ‘5월 콘텐츠 기획안_제주 여행지’라는 파일명의 PPT가 열려 있다. 템플릿을 넘기자 산굼부리, 한라산 등 도깨비와 함께 간 장소들이 눈에 띈다.

 

다은                   (기지개를 피우며) 으아 ~ 이건 이 정도면 된 것 같고 …

 

상사 1               다은 씨! 이 서류 좀 같이 옮겨줄래요?

 

다은                   (자리에서 일어나) 네!

 

다은이 서류를 들고 사무실 곳곳을 돌아다니며 일하는 모습이 보인다.

 

다은                   (NA) 그 후 나는 무사히 서울로 돌아왔고 몇 번의 면접 후

                         다시 취직에 성공했다! 물론 아직은 인턴에 불과하지만

                         사람에게는 다 때가 있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수현                   (지나가는 주인공을 붙잡으며) 이다은, 오늘 우리 집에서 치맥 어때?

 

다은                   (웃으면서) 콜!

 

 

S#.20 수현의 집 (밤 / 안)

 

수현, 다은          (잔을 부딪치며) 짠~!

 

수현                   (TV 속 남자 주인공을 보며) 아 ~ 나도 저런 도깨비 애인이나 있었으면 좋겠네.

 

다은                   야, 도깨비라고 다 저렇게 생긴 건 아냐.

 

수현                   당연히 저런 도깨비는 이 세상에 없으니까 하는 소리지.

                         근데 너 무슨 아는 도깨비라도 있는 거처럼 말한다? 웃겨.

 

다은                   (잠깐 제주도의 기억을 떠올리며) 있어~ 아는 도깨비 하나.

                         참 이상하고 아름다웠지.

 

수현                   그럼 나도 좀 소개해 줘! 어떻게 하면 그 아름다운~ 도깨비를 만날 수 있는지.

 

다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한 번 보여줘?

                         (소매를 걷어붙이고) 영감님!! 거기 있는 거 다 알아요. 나오세요.

 

아무런 기척이 없다.

 

다은                   이상하다. 분명 이렇게 부르면 나타났는데 …

                         아무래도 너는 도깨비랑 운명이 아닌가 보다.

                         나처럼 연줄이 있는 특.별.한 사람한테만 보인다고~

 

수현                   (헛웃음 지으며) 뭐래. 계속 헛소리할 거면 남은 닭다리 나 줘.

 

다은                   (냉큼 닭다리를 잡으며) 그럴 순 없지!

 

꺄르르 웃는 수현, 다은. 그때 다은의 목걸이 펜던트가 반짝인다.

 

 

S#.21 회상 - 제주도 숙소 (아침 / 안)

 

할머니                처자, 짐은 다 쌌나?

 

다은                   아 네! 근데 할머니, (펜던트를 내밀며) 혹시 이게 뭔지 아세요?

 

할머니                이건 도깨비들이 가문 대대로 도움을 받은 사람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남기고 가는 건 디 … (웃으며) 그놈이 처자한테 붙은 이유가 있었네.

                         도깨비의 은인이었구먼.

 

다은                   (가만히 펜던트만 만지작거리다) 할머니, 이거도 혹시 버려야 하는 거예요?

 

할머니                그건 아녀. 그냥 도깨비의 감사 표식 정도로 생각하면 되는데, 영 찝찝하면 …

 

다은                   (펜던트를 주머니에 넣으며) 아니에요. 이건 제가 가져갈게요.

                         (시계를 보고) 헉! 늦겠다. 이제 가야겠어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S#.22 회상 - 비행기 (아침 / 안)

 

창문 바깥으로 저 멀리 한라산이 보인다. 다은, 조용히 미소 지으며 그쪽을 바라본다.

 

다은                   (작은 목소리로) 잘 지내요, 영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