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이 공간, 그 장소: 헤테로토피아> @대림미술관
오랜만에 대림미술관에서 전시를 봤다. 제목은 <이 공간, 그 장소: 헤테로토피아>로, 개막 전부터 구찌와의 콜라보로 이슈를 끌었던 전시였다. 티켓 값은 6천 원이었고, 시간대별로 예약을 받아 한시 반으로 예약하고 방문했다.
미술관에 가면 먼저 문진표 작성과 체온 측정을 하고, 티켓을 수령한 뒤 시간에 맞춰 입장할 수 있다. 입장할 때는 소독약이 뿜어져 나오고, 티켓 수령할 때 받은 장갑 또한 착용해야 한다.
전시를 보며 찍은 것들. 인상적인 작품이나 설명 등을 중점적으로, 기억해두려고 찍는 편이라 남겨둔 사진이 많지는 않다. 그럼에도 '예술로 찢었다', '만지면 죽는다' 같은 재치있는 텍스트가 인상적이어서 사진으로 남겨두었다. 그리고 한 섹션의 경우 작품들에 값을 매겨 진열한 디스플레이 방식이 유쾌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대안공간들을 모아, 한국 미술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취지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여러 공간별로 작품이 배치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수강했던 <전시기획> 수업의 교수님께서 운영하는 공간인 d/p도 함께 해서 괜히 뿌듯했달까(?).. d/p의 작품 또한 인체의 새로운 지점을 탐구하는 작업이어서 조금 기괴할 수 있어도 2층에서 본 작업 중 가장 잘 와닿았던 게 기억이 난다.
구찌와의 협력이라는 것 자체에서 기대를 잔뜩 하고 갔는데, 내가 기대한 것과는 다른 맥락의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어서 당황했더랬다. 무엇보다 대안공간을 통해 한국미술을 보여준다는 것 자체는 좋지만, 그걸 왜 (사립미술관 중 인지도가 상당한)대림미술관에서 (명품 브랜드)구찌가 해야 하는지는 당위성을 찾지 못했다. 전문가들에게 훌륭한 평을 받고 있다면 그건 내 지식이 짧은 탓...
그리고 무엇보다 복잡한 층위의 의미를 담은 작품들이 많았으며 당시 나는 이해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상태였는지 자꾸만 스킵하게 됐다. 결국 생각보다 빠르게 관람하고 나왔던 게 기억이 난다.
사회의 다양한 쟁점에 반론/의문을 제기하는 건 알겠는데, 비교적 미술을 애호하는 사람들보다는 일반 대중이 더 많이 오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이 미술관에 방문한 이들이 이 전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각자의 공간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작품들이 모여 빚어낸 큰 그림. 이 측면만을 생각한다면 비교적 뚜렷하게 보여지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이 왜 이곳에서 열려야 하는지는 알 수 없었던 전시였다.
'2 0 2 0 > imda_you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603 연극 <궁극의 맛> (0) | 2020.06.07 |
---|---|
200529 전시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0) | 2020.05.31 |
200517 연극 <1인용 식탁> (0) | 2020.05.19 |
200515 연극 <페스트> (0) | 2020.05.19 |
200507 영화 <비포 선셋> (0) | 2020.0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