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로나 19의 여파로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어 거의 못 보다가, 드디어 가서 본 첫 번째 공연! 연극 <1인용 식탁>은 윤고은 작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이오진 각색, 이기쁨 연출로 연극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회사, 복싱, 박자와 리듬, 철봉, 학원 등. 혼밥이라는 키워드를 이렇게 풀어내다니! 오랜만에 고무적인 작품을 본 것 같았다. 연출, 연기, 음향 등의 영역에서 모두 흥미로운 지점을 느꼈다. 특히 무대 위에서 생생히 살아난 장면들이 있었는데 소설을 이렇게 극화할 수 있구나 감탄하는 지점이 있었다. 그리고 단순히 대사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갖은 움직임들이 짜임새있게 수많은 합과 약속으로 구성되어 있는 점에서 역동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무대가 사각형인 이유는 우리의 삶이 스파링이 이루어지는 투쟁의 연속이고 타인의 관심과 시선을 온전히 받아내는 곳이라는 걸 투영한 것 같았다. 시작할 땐 오인용이라는 인물이 아이패드로 영상을 보며 혼자서 밥을 먹지만, 끝날 땐 '에베레스트'에 오른 네 명의 여성이 무대 각 모서리에 저마다 식탁을 잡고 앉아 자신의 몫의 고기를 구워먹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단순히 공감만 가는 것을 넘어서서 그 이상의 고민과 생각을 하게 해줬다고 할까-

그리고 이 작품의 관람 포인트가 있다면, 실제로 무대 위에서 고기를 구워먹는다는 점. 물 외에 음식물 반입 금지인 공연장에서 이렇게 음식을 시청각적+후각까지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이었다.

유쾌하게 즐길 수 있으면서도  먹는다는 것 나아가 우리의 삶에 관해 고민도 해볼 수 있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좋은 작품이었다.

 

/ 코로나 19를 대비하기 위해 극장에서는 문진표 작성 및 제출, 체온 측정, 손소독제 비치 등의 대비를 하고 있었고 비지정석으로 운영되어 입장 통제와 객석 간 거리를 적당히 유지하고 있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 두산아트센터에서는 두산인문극장이라는 이름으로 한 기획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올해 프로그램인 두산인문극장 2020은 푸드food를 주제로 강연과 공연이 이루어지는데, 그 첫 번째 공연이 연극 <1인용 식탁>이다. 본 연극은 5월 23일까지 이루어지고, 이후에 강연과 연극들이 계속될 예정이다. 강연과 공연을 관람하고 도장 카드를 찍을 수 있는데 몇 번 이상 관람 시 두산아트센터 굿즈를 증정한다. 그리고 특히 이번 공연들은 모두 무료로 전환되었다.

/ 이날에는 배우분들과의 관객과의 대화가 이루어졌는데 본 대화의 내용이 두산아트센터 팟캐스트에 업로드된다고 한다. 지난 대화들도 업로드되어 있고, <1인용 식탁> 연출가, 극작가 님과의 관객과의 대화도 업로드되어 있다.

 

연극 <1인용 식탁> 공연 정보 https://www.doosanartcenter.com/ko/performance/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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