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29 / 2019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연극 <아랫것들의 위> 공연 실황 다시 보기
*해당 공연의 다시 보기 서비스는 4월 3일까지 제공되었습니다.
2019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아랫것들의 위>
극단 | 마고
연출 | 박연주
프로듀서 | 정민규
출연 | 정충구, 정혜선, 김대호, 임윤진, 민경희 외
작가 | 임진현
드라마트루그 | 이양숙
러닝타임 | 100분
시놉시스 |
버려진 세상,
멈춰있던 시계추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떨어진 물건은 쌓여 산을 이룬다.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산을 비집고 들어가 원하는 물건을 찾아낸다. 산의 규모가 커지고 물건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자 사람들은 차라리 원하는 물건을 찾을 때까지 서로 교환하기 시작한다. 이때 '물건을 가져오면 정확히 원하는 물건을 내어주겠다'라고 말하는 '수집가'가 나타나고 사람들은 그와 거래하는 것을 최선으로 여긴다. 시간이 흘러 수집가는 권력과 정보를 독점하고 이 세계에서 주도권을 잡는다. 사람들은 수집가와의 거래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서로를 등쳐먹기 시작한다. 과연, 이해타산이 서로의 생존을 위협하는 세상에서 인간은 어떻게 구원받을 수 있을까?
출처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홈페이지
| 공연예술 창작산실
이 연극은 작품 이름 앞에 엄청나게 긴 수식어가 붙어 있다. '2019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공연예술 창작산실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아니 저게 뭔데?'싶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번 후기 글에서 가장 먼저 공연예술 창작산실이 뭔지 이야기하고 싶었다.
공연예술 창작산실은 제작부터 유통까지 공연예술분야(연극, 무용, 전통예술, 창작 뮤지컬, 창작오페라)의 단계별 지원을 통해 우수 창작 레퍼토리를 발굴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사업이다. 지난해까지 5개 장르 총 182개 작품의 초연 무대를 지원했다고 한다.
오늘 후기를 작성할 <아랫것들의 위>는 2019 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된 작품이며, <아랫것들의 위> 외에 선정되었던 작품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시놉시스는 이 주소로 들어가면 볼 수 있다.
▶ https://arko.or.kr/m1_02/m2_10/m3_02/m4_01.do
| 공연 실황 다시 보기?
<아랫것들의 위>는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공연 일정이 축소되었고 네이버 TV와 V LIVE를 통해서 공연 실황 영상을 4월 3일까지 제공했다. (일부 관객의 모습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이전에 촬영된 영상인 것 같다.)
사실 연극은 내가 티켓을 구매하고 극장에 찾아가야만 볼 수 있는 문화예술 콘텐츠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서 많은 공연과 전시가 축소되어 운영되거나 중단되면서 제대로 대중을 만나지 못하게 되었고, 온라인 중계를 제공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사실 상황이 좋지 않아 시작된 온라인 중계 열풍(?)이고 기한을 두고 제공된 영상이었지만 공연을 보러 갈 때 들던 이동 시간이나 비용을 생각해보면 나 같은 대학생에게는 너무나 좋은 서비스가 아닐 수 없다. 연극이나 전시에 대해 어려움을 느낀다면 비용이 들지 않는 온라인 중계 체험을 추천해보고 싶다.
| <아랫것들의 위>
위에서 떨어지는 물건을 줍고, 수집가와 교환하며 살아가는 아랫사람들. 이들이 살아가는 삶으리 방식은 가치가 중요한 방식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극 초반 대사에 나온 것처럼 세상에는 절대적인 가치도 없고, 동등한 가치의 물건은 존재할 수 없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의 물건이 가치 있다고 우기기도 하고 부풀려서 이야기하기도 하며, 심지어 이들의 물건을 감별해주는 감별사는 자신에게 하는 질문도 대가를 지불해야만 하게 해 준다.
이들은 가치를 따지며 수집가에게 찾아가다가 위에서 떨어진 한 여자에 의해서 시간 약속을 정해 서로 물건을 교환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도 하고, 짝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얻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사람의 마음도 교환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까지 하기도 한다.
극 초반에 등장한 동등한 가치는 없다는 대사 때문인지, 가장 인상 깊었던 교환품은 '돈가스'이다. 안경 소년은 우연히 읽게 된 돈가스 재료 글씨만 보고도 돈가스 레시피가 적혀있을 요리책을 주우려고 한다. 돈가스에 대해 엄청난 환상을 가진 것 같은 안경소년은 친구들과 맛있는 돈가스를 먹고 싶다는 이야기를 극 내내 한다고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수집가에게 돈가스는 그저 포경수술을 하게 유인하던 유인책이자 짝사랑하던 여자아이에게 부끄러워지게 만든 존재일 뿐이었다. 누군가에게 너무나 좋은 가치를 지닌 돈가스가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부정적인 가치의 돈가스였다.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연극을 지금 상황에 온라인으로 보게 되니 현장에서 볼 수 있는 공연과 전시의 가치를 너무나 느끼게 되었다. 물론 온라인으로 영상을 통해 보게 되니 놓치는 대사를 다시 듣는다거나 배우들의 얼굴 클로즈업을 통해 감정을 더 잘 느낄 수는 있었지만, 거대한 산처럼 만들어진 세트의 위압감이나 규모를 현장에서 느낄 수 있었다면 그곳이 산과 같다는 느낌을 더 잘 받을 수 있었을 것 같아서 너무 아쉬웠다. 아무렇지 않게 티켓을 끊어서 찾아가던 곳들이 다시 한번 그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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