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 책 책. 책을 읽읍시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무더운 여름 어떻게 보내고들 계신가요? 저는 방학을 맞아 집에서 시원한 바람을 쐬며 계속 읽어보고 싶었던 다양한 책들을 읽어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다룰 ‘극소마취’의 소설은 저의 개인프로젝트를 위해 아주 초반에 세웠던 원래의 계획을 살짝 변경하여 다른 책을 다루기로 결심했습니다. 바로 심너울 작가의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인데요. 저번 ‘극소마취’를 끝맺는 말에서 ‘지구에서 한아뿐’과 같이 입소문을 통해 산 얇은 책에 관해 소개드린다고 한 바로 그 책입니다. 책을 많이 읽는 몇몇 친구들이 안전가옥 쇼트 시리즈가 재밌다고 저에게 추천해주었는데요. 친구들의 추천에 더불어 저는 한 출판사에서 시리즈로 책을 내는 것에 대해 평소에도 매우 관심이 많았습니다.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이라던가,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혹은 지금 소개해드릴 책처럼 안전가옥의 안전가옥 쇼트 시리즈 말이죠. 이러한 시리즈들은 각 출판사만의 개성이 담겨 있어서 하나씩 수집하는 재미도, 읽어보는 재미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 중에서 안전가옥의 쇼트 시리즈는 작가들의 단편들을 묶어 발간한 시리즈인데요.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는 안전가옥 쇼트 시리즈의 첫 번째 책입니다. 책에는 총 다섯 개의 단편이 실려있고, 저는 그 중에서 첫 번째 단편 ‘정적’을 오늘 극예술화 해보려고 합니다.
‘정적’은 35페이지 분량의 아주 짧은 소설로, 하루아침에 서울특별시 마포구와 서대문구에 소리가 들리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 데에서 시작하는 이야기입니다. 정적 사태는 오로지 마포구와 서대문구 두 개의 구에서만 일어났고, 구의 바깥으로 나가면 다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부와 시민들 사이에 다양한 갈등이 일어나고, 주인공은 한 카페를 찾아가게 됩니다. 거기서 주인공은 생각지 못한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요. 저는 소설의 소재 자체가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정적 사태’라는 것도 재밌었지만, 이 뒷부분에 이어지는 주인공이 카페에서 겪는 변화를 더 재밌게 읽어 이를 꼭 극예술화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지금 저희 개인프로젝트인 #056BAF에서 성하님이 진행하고 있는 ‘장벽 없는 예술을 위하여’를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죠. 그럼 이제 저의 마지막 ‘극소마취’를 시작해보겠습니다!* '극소마취'에는 주마다 다루고 있는 소설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
2) 수화할 줄 모르세요?
‘배리어 프리’ 공연. 다들 많이 들어보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파랑 활동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특히나요! 저도 이번 4주차 ‘극소마취’를 진행하는 동안 이 책을 읽고, 저희 프로젝트에 올라오는 글들도 읽으며 ‘배리어 프리’ 공연에 대해 많이 찾아보았는데요. 앞서 말한 ‘정적’에서 주인공이 만나게 되는 다양한 사람과, 카페에서 겪게 되는 변화는 바로 소설 제목에서도 약간은 유추할 수 있듯 청각 장애인과의 만남, 그리고 수화, 장애인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는 주인공의 변화를 말합니다. 저는 이러한 소설의 특징을 살려 이 공연을 ‘배리어 프리’ 공연으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공연장 중에서도 문자 통역을 할 수 있는 공연장이 존재하는데요. 서울의 국립 정동극장이나, 춘천의 춘천문화예술회관 등 공연장에 청각장애인들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존재하는 극장에서 저는 ‘정적’이라는 연극을 올려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소설에서는 모든 소리가 안 들리는 설정이지만, 시각장애인 분들의 편한 감상을 고려해 대사를 직접 내뱉기도 하면서 자막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의 ‘배리어 프리’ 공연을 구상해보았습니다.
(‘정적’의 주 배경이 되는 비영리 수화 카페를 배경으로 하며, 양옆에는 문자 통역 서비스가 진행되는 무대를 만들어보았습니다! 그와 내가 수화를 배울 수 있도록 긴 책상을 준비하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또한, 공연장의 자막이 양옆에 달리는 만큼 예매 서비스를 이용할 때 청각장애가 있으신 분들은 사이드 좌석을 예매하는 것이 편할 것이라는 안내도 달아주는 것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사이드 좌석이라 함은 관객 대부분이 잘 안 보이는 자리라고 생각할 텐데 작은 공연장에서 무대를 크게 쓰는 방식으로 해결해보고자 합니다! 특히 저는 책을 읽으며 어떻게 하면 모든 관객이 이 연극을 이해하고 나갈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자주 했기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모두 연극을 즐길 수 있도록 제작사와 공연장이 노력이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아가, ‘정적’에서는 그와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대화도 중요하며, 수화를 쓰고, 수화를 배우며 그와 내가 점점 친해지게 됩니다. 제가 생각한 ‘정적’은 2인극이기에 다른 사람들이 연극에 참여하게 된다면 목소리로만 출연했으면 하는 생각이 많았는데요. 이를 특히 시각장애인분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작은 진동 센서를 하나씩 배부해 드리고 내레이션이 나올 때는 진동이 한 번 울리고, 수화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드릴 때는 진동이 짧게 두 번 울리는 식의 관람 방법을 안내해드리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고 나니 ‘배리어 프리’ 공연에 집중하다 보니 연극에 있어서 재밌을 만한 부분에 대해 생각했던 것들을 많이 알려드리지 못한 것 같은데요. 이 연극에서 저는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할 부분이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정적’이 일어나는 두 번의 시간에는 꼭 다양한 소리가 들리다가도 갑자기 들리지 않았으면 하고, 그 이외에는 카페 원두 그라인더 가는 소리, 의자를 꺼내는 소리, 그와 내가 필담을 나누는 소리 등이 자연스럽게 들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3) 다양한 사람들
이 책에서도 주인공이 예상하지도 못했지만, 정적 사태를 통해 청각 장애인을 만나게 되고 저희도 일상생활에서 생각보다 예상하지 못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그런 상황이 생긴다면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먼저 최대한 예의 있게 행동한 뒤, 제가 가진 예상의 편차치를 줄이려고 노력할 것 같습니다. 사실 세상에 예상치 못한 사람을 만나는 일이 생겼다는 말은 얼마나 편협한 사고를 갖고 자신이 살고 있었는지를 알려주는 상황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극소마취’를 통해 다양한 책들을 소개했는데요. 감정을 느낄 줄 모르는 아이, 지구가 궁금한 다른 행성의 아이, 외계인, 청각 장애인까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책에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얼마나 더 다양한 사람들이 세상에, 우주에 존재할까요? 그렇다면, 서로 배려하고, 예의를 지키면서 더 나은 세상에, 우주에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프로젝트에서 이렇게 현실적인 마무리를 하려니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요, 다시 한번 상기시킬만한 문제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어서 기쁜 마음도 듭니다! 그럼 지금까지 저의 ‘극소마취’를 읽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다음에 돌아오게 된다면 그때까지도 우리 모두 서로를 배려하고, 예의 있게 대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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