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2
전시 <윤형근 1989-1999> 후기
윤형근 1989-1999
기간 | 20200423 - 20200704
장소 | PKM 갤러리
티켓 | 3,000원
*VR 전시 https://www.pkmgallery.com/exhibitions/yun-hyong-keun3/selected-works?view=slider
| <윤형근 1989-1999>
윤형근은 한국 단색화의 거목이다. 그의 작품은 큰 화폭에 짙은 흑색이 색면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윤형근의 작품을 감상할 때 마다 무슨 계기에서 이런 그림을 그리게 되었을 지 궁금했는데, 이번 전시 관람을 계기로 그의 이야기를 살펴보았다.
인상깊었던 시기는 1973년 이었다. 그는 1973년 숙명여고 미술 교사로 일하던 중 중앙정보부장이 개입한 부정입학 학생의 비리를 따졌다가 반공법 위반으로 잡혀가는 고초를 겪었고, 1973년 서대문교도소에서 나온 후 색채가 싫어졌고, 화려한 것이 싫어졌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이후 고등학교 강단을 떠나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전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1989년부터 1999년 시기의 작품들로 대부분이 기존에 소개되지 않았던 그림이라고 한다. PKM 갤러리 대표는 '이 시기 윤형근의 작품은 수묵화 같은 번짐 기법과 기둥 형상이 더욱 대담한 형태로 진화했다. 작가가 작품 세계의 고유의 본질은 지키면서도 형식적 원숙미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20여 점의 작품에서 작가의 깊어진 작품 세계가 느껴지는 전시였던 것 같다.
| 후기
나는 그동안 윤형근 작가의 작품을 온전히 감상해 본 적이 없었다. 대부분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이 함께 전시되어있는 공간 속에서 한켠에 걸려있는 윤형근 작가의 작품을 만나보았을 뿐이었다. 물론 그러한 형태로 만났을 때에도 작품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다른 작품을 감상하고 다시 돌아와서 또 보고,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단독으로 윤형근 작가의 작품만을 감상하다 보니 작품의 힘을 더욱 강하게 느꼈던 것 같다.
물론 작품의 크기가 사람을 압도하는 힘도 있겠지만, 흑색 색면이 과감하게 그어져있는 것 같은 작품들은 작가가 어떤 시간을 거쳐 이러한 면을 긋게 되었을까 생각하게 만들기도 하고,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그 색면을 바라보게 하는 것 같기도 하다. '단색화는 너무 어려워'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냥 그 작품에 빠져서 색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도 감상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전시를 더 열심히 보고 왔던 것 같다.
현재 전시는 종료되었지만 위에 첨부한 PKM 갤러리 홈페이지에서 VR로 감상이 가능하다. 현장에서 실물로 바라보는 만큼의 압도감이나 몰입감이 느껴질지는 모르겠으나, 그 작품들은 꼭 한 번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분명 모든 작품이 단색화인데 불구하고 재미있게 느껴지는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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