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chitecture] 연재를 앞두고 기획서를 준비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총결산을 작성하고 있네요. [Art-chitecture]미술관이라는 공간 자체를 돌아보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언제 미술관을 찾나요? 지적인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미적인 탐구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보고 싶은 전시가 있을 수도 있고요! 그런데 때로 미술관이라는 공간 자체가 풍기는 그리움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미술관을 찾는 수백 가지 이유가 있지만 꽤 많은 경우에 미술관 그 자체가 이유가 된다는 생각이요. 현실을 떠나 조용히 몰두할 수 있는 공백을 찾는 걸까요? 미술관이 있는 이유는 어쩌면 미술관 그 자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Art-chitecture] 총결산, “이럴 때, 이 미술관입니다.

 

한 걸음 뒤에 항상 내가 있었는데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달리는 차들과 바삐 걸음을 옮기는 사람들로 항상 북적이는 서울. 그리고 그중에서도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종로가 있습니다. 유명한 회사들이 거리마다 빌딩 높이 서 있고 복잡하게 얽혀있는 차선을 보고 있자면 가끔은 숨이 막힙니다. 그런데 여기서 몇 걸음만 움직이면 전혀 다른 광경을 볼 수 있어요. 여전히 도심 속, 하지만 전혀 다른 여유로움을 만나고 싶다면 이번 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으로 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미술관 너머 탁 트인 자연을 보고 싶다면

- 경기도 미술관

이번에는 도심에서 조금 벗어나 자연과 맞닿아 있는 미술관으로 가볼까요? 미술관 너머로 탁 트인 호수와 한적한 산책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신 적 있다면 경기도 미술관으로 미술관 산책을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호젓한 풍경에 어느덧 사색에 잠긴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주변의 풍경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미술관을 보며 건축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래요.

 

박수근의 그림 세계, 그의 마티에르 너머로 들어가고 싶다면

- 박수근 미술관

박수근을 좋아하세요? 그렇다면 이번 겨울이 다 가기 전 박수근 미술관에 방문해보는 것은 어떠신가요. 미술관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그의 그림 속으로 들어온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작가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공간에서 그의 그림 세계를 한껏 여행해보세요.

 

나 정도면 미술관 마스터지 자부하는 당신에게, 새로운 미술의 세계로

-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국현 청주관은 미술관의 수장·보존 업무를 가시적으로, 또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주 새롭습니다. 매번 찾는 미술관이지만 그 안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고 싶다면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을 방문해보세요. 국내 최초의 수장형 미술관이라는 전시 형태 역시 익숙하기만 했던 미술관에서의 감각을 되살리는데 도움을 줄 겁니다.

 

미술관의 건축이 허영이라고 생각한 적 있다면

본태박물관

미술관의 건축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던 시절, 종종 미술관의 건축이 허영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혹시 저와 같은 생각을, 혹은 질문을 하고 계시는 분이 있다면 본태박물관의 건축에 대해 짧게 알아보는 것 어떠신가요? 본태라는 이름에 걸맞게 건축의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겁니다. 건축은 미술관이 하는 또 다른 미술이니까요.

 

 어느덧 총결산 시간도 끝이 났습니다. [Art-chitecture]와 함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으로 질문 하나를 남기며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에게 미술관은 어떤 공간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