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년 2학기 파랑 스터디 소모임에 들어와 학과 학우들과 전공 공부를 하고 있다. 낯선 사람과 만나게 되는 일은 웬만하면 피하고 싶어 하는 편에 속하지만 이번만큼은 자발적으로 스터디 소모임에 지원하고 면접까지 열심히 준비했고, 꼭 팀원으로 선발되기를 바랐다. 이번 연도에 전공학과를 바꾼 터라 수업내용을 따라가기가 벅차기도 하였고, 나보다 먼저 전공 공부를 시작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어서였다. 물론 혼자 알아보고 배울 수도 있었지만 시작 단계와 다름이 없으니 누군가에게 기대어 조금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의 갈피를 잡고 싶었다.
 
2.        
안 하는 게 점점 늘어난다. 예전에는 일기를 자주 썼는데 지금은 겨우 오늘 해야 할 일만 메모해 놓는 정도이다. 정신 차려보면 해야 할 일도 적어놓지 않은 채 일주일이 지나가 버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뿐만 아니라 노래방도 안 가고, 친구 집에도 안 가고, 라면도 안 먹고, 그림도 안 그리고, 통화도 전보다 덜한다. 수신한 전화는 잘 받지 않거나 용건만 간단히 나누고 끊는다. 요즘에는 통화보다 문자가 편하다. 모두 그러려던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그러고 있는 것들이다.
매일같이 일기를 쓰고 친구와 새벽까지 두세 시간 동안 통화하며 나에 대해 글이나 말로 내뱉기를 좋아했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곤 했었다. 실제로 호언장담할 수 있는 것은 없었어도 그것과는 별개로 상대에게 나를 소개하고 소개한 대로 행동으로 옮겨 내가 말하면 진짜로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나에 대해 소개하는 것도, 그 소개에 스스로를 설득하는 것도 도무지 미덥지 못하다. 이번에 개인 프로젝트로 진행한 ‘문화예술 기록 수첩 제작’은 과거 내가 좋아했던 메모하는 습관을 다시 길들이고 싶은 마음에 추진한 일이기도 하다.
 
너무 잘하고 싶어서 시작하지 못했던 일해 속해있었던 ‘문구 제작’.
잘 못하는데도 계속할 거 같은 일
 
수첩 제작도 끝났고 판매도 시작되었어요. 수첩 한 권 한 권을 주문해 주신 분들께 보낼 때마다 마치 온기를 담아 보내는 거처럼 정성스러워져요🍙🤍
 
아직 많이 부족하고, 더 해보고 싶은 것들도 많아서 자꾸만 아쉽습니다.
수첩 담다를 준비하면서 무지했던 제작 세계를 조금이나마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뜻깊은 경험이었어요.
출시된 파랑 문화예술 기록 노트 ‘담다’의 역할이 온전히 전해지길 바라며🙏🏻
다시 한번 구매해 주시고 저에게 따뜻한 말씀 남겨준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그럼, 다들 안녕하세요!